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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는 왜 닮을까? DNA와 유전의 비밀

by leenohouse 2026. 9. 29.

부모와 자녀는 왜 닮을까? 그 답을 DNA에서 찾아봅니다

부모와 자녀는 왜 닮을까? 

아이와 가족사진을 함께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왜 엄마를 닮기도 하고 아빠를 닮기도 할까?"

눈, 얼굴 생김새, 머리카락의 특징처럼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닮은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형제자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는데 서로 똑같지는 않고, 어떤 부분은 비슷하고 어떤 부분은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 우리는 부모에게서 무엇을 물려받는 걸까요?
  • 그 정보는 우리 몸 어디에 들어 있을까요?

앞 글에서는 우리 몸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세포 안에는 핵이 있고, 핵에는 DNA가 들어 있으며, DNA에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전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 세포는 무엇일까? 우리 몸을 이루는 작은 생명의 세계

이번엔 그 DNA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겠습니다.


DNA는 무엇일까?

DNA는 영어로 deoxyribonucleic acid, 우리말로 디옥시리보핵산이라고 합니다. 조금 어려운 이름이지만, 중요한 건 이름보다 DNA가 하는 일입니다.

DNA는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에서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물질입니다. 사람의 DNA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이라는 네 종류의 염기가 사용되고, 이 염기들이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지가 유전정보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의 DNA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이 존재합니다.

아주 긴 책 한 권 전체가 DNA라면, 그 안에 필요한 정보가 여러 개 나뉘어 담겨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DNA 전체가 하나의 정보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아주 긴 DNA 안에는 여러 종류의 정보가 들어 있고, 그중 특정한 부분이 유전자입니다.

그렇다면 유전자는 DNA와 무엇이 다른 걸까요?

DNA 안에 들어 있는 정보, 유전자

**유전자(gene)**는 유전의 기본 단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는 DNA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부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유전자가 단백질을 직접 만드는 건 아니고, RNA를 만들거나 다른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도 있습니다.

관계를 간단히 정리하면, DNA 안에 여러 유전정보가 있고, 그중 하나의 유전정보 단위를 유전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DNA를 단순한 "설명서 한 권"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부족합니다. DNA에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뿐 아니라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정보 등 다양한 기능과 관련된 서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유전체에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전체 DNA의 작은 일부를 차지합니다.

**"DNA = 유전자 하나"가 아니라, "DNA 안에 수많은 유전정보가 들어 있다"**고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DNA는 어디에 들어 있을까?

앞서 세포 글에서 살펴봤듯이 우리 몸의 많은 세포에는 핵이 있습니다.

핵 안에서 DNA는 길게 풀어진 상태 그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단백질과 함께 잘 정리되고 압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DNA와 단백질이 조직적으로 포장된 구조가 **염색체(chromosome)**입니다.

세포 → 핵 → 염색체 → DNA → 유전자

이 관계를 이해하면 DNA와 유전자, 염색체가 왜 자꾸 함께 등장하는지도 훨씬 쉬워집니다.

유전자는 DNA의 특정 부분에 있는 유전정보입니다
유전자는 DNA의 특정 부분에 있는 유전정보입니다

사람에게는 염색체가 몇 개 있을까?

사람의 일반적인 체세포에는 46개의 염색체, 즉 23쌍의 염색체가 있습니다. 한 쌍을 이루는 염색체 중 하나는 엄마에게서, 다른 하나는 아빠에게서 물려받습니다. 이 때문에 자녀는 부모 양쪽의 유전정보를 함께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유전정보는 부모의 것을 그대로 반씩 복사한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만들어질 때 염색체가 나뉘고, 서로 비슷한 염색체 사이에서 DNA가 교환되는 **재조합(recombination)**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가진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때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결과적으로 형제자매는 같은 부모에게서 유전정보를 받더라도 서로 다른 조합을 가지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형제자매가 서로 닮았으면서도 완전히 같지는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난자와 정자는 왜 염색체가 절반일까?

"엄마와 아빠는 각각 염색체를 절반씩 주는 건가?" 자연스러운 질문입니다.

우리 몸의 일반적인 체세포에는 46개의 염색체가 있지만, 난자와 정자 같은 생식세포에는 23개의 염색체가 들어 있습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면 각각 23개씩 가져온 염색체가 합쳐져 다시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수정란이 만들어집니다.

엄마의 난자(23개) + 아빠의 정자(23개) → 수정 → 46개의 염색체

이렇게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정보가 하나의 세포에 모이고, 그 세포가 계속 분열하면서 새로운 생명체가 만들어집니다.

알아두면 좋은 점: DNA가 모두 핵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도 소량의 DNA(mtDNA)가 있는데, 핵 DNA와는 별도로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대부분 어머니 쪽에서 자녀에게 전달됩니다. 오늘은 "핵 DNA와 별도로 미토콘드리아에도 DNA가 있다" 정도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부모를 닮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를 보면 부모와 닮은 부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굴 생김새, 키 같은 신체적 특징뿐 아니라 여러 생리적 특성과 질병에 대한 위험 역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특징이 부모에게서 그대로 결정되는 건 아닙니다. 사람의 많은 형질은 여러 유전자의 영향을 함께 받고, 생활환경이나 영양, 신체 활동 같은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이건 유전이야"라고 단순하게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키에는 여러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주지만, 성장 과정의 영양 상태와 건강, 생활환경도 관련됩니다. 우리가 실제로 관찰하는 모습은 DNA 하나의 결과라기보다 유전정보와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결과라고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합니다.

유전자는 어떻게 우리 몸의 특징으로 이어질까?

DNA에 들어 있는 유전정보가 어떻게 실제 우리 몸의 모습이나 기능으로 연결될까요?

세포는 DNA의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읽어 사용합니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의 경우,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DNA → RNA → 단백질

DNA에 있는 특정 유전자의 정보가 RNA로 옮겨지고, 그 RNA의 정보가 리보솜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세포의 구조를 이루거나 효소, 신호 전달 물질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앞서 세포 글에서 리보솜이 단백질을 만든다고 이야기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포는 DNA의 정보를 필요한 방식으로 읽어 사용합니다
세포는 DNA의 정보를 필요한 방식으로 읽어 사용합니다

같은 DNA를 가지고 있는데 왜 세포마다 모습과 역할이 다를까요? 핵심은 모든 유전정보를 모든 세포에서 똑같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포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사용되는지가 달라지고, 그 결과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DNA를 가진 세포라도 서로 다른 구조와 기능을 가지게 됩니다.

형제자매는 왜 서로 다를까?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는데 왜 형제끼리는 이렇게 다를까?" 아이들이 실제로 궁금해할 만한 질문입니다.

형제자매는 부모로부터 유전정보를 받지만,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염색체와 DNA가 재조합되면서 서로 다른 유전적 조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어난 이후에는 서로 다른 환경과 경험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형제자매는 서로 닮은 부분도 있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이 점은 "유전 =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정확하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우리의 특징은 유전정보의 영향을 받지만, 모든 특징이 하나의 유전자로 정해지는 것도, 환경의 영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많은 복잡한 형질은 여러 유전자와 환경이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DNA에 변화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DNA의 염기서열은 항상 완전히 똑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게 아닙니다. DNA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이런 DNA 서열의 차이를 **유전적 변이(genetic variant)**라고 합니다.

어떤 변이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고, 어떤 변이는 단백질의 기능이나 유전자 작용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을 수도 있고,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개체의 생애 중에 새롭게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유전적 변화 =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 사이의 DNA 차이 역시 다양한 유전적 변이의 결과입니다. (이 주제는 나중에 "돌연변이는 정말 나쁜 것일까?"라는 별도의 글로 더 자세히 다뤄볼 만합니다.)

유전은 부모를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오늘 글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전을 "부모의 특징을 자녀에게 그대로 복사해 주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부모에게서 유전정보를 받고,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유전정보가 재조합되며, 자녀는 부모의 유전정보가 새롭게 조합된 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또 어떤 특징은 하나의 유전자보다는 여러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습니다.

닮음과 다름이 함께 나타나는 것. 그 안에도 유전의 원리가 들어 있습니다.

부모의 유전정보 → 생식세포 형성·재조합 → 자녀에게 전달 → 닮았지만 서로 다른 특징
부모의 유전정보 → 생식세포 형성·재조합 → 자녀에게 전달 → 닮았지만 서로 다른 특징

한눈에 정리

궁금한 점  쉽게 정리하면
DNA란 무엇일까?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물질입니다
유전자란 무엇일까? DNA에 존재하는 유전의 기본 단위이며, 단백질이나 기능성 RNA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을 수 있습니다
염색체란 무엇일까? DNA가 단백질과 함께 조직적으로 포장된 구조입니다
사람의 염색체는 몇 개일까? 일반적인 체세포에는 46개, 23쌍이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무엇을 받을까? 각 부모에게서 유전정보가 담긴 염색체를 물려받습니다
난자와 정자는? 각각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수정에 참여합니다
부모와 자녀는 왜 닮을까? 부모에게서 유전정보를 물려받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는 왜 다를까? 유전정보의 다양한 조합과 서로 다른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모든 특징이 유전될까? 많은 특징은 유전과 환경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DNA 정보는 어떻게 사용될까?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의 경우 DNA → RNA → 단백질 과정으로 연결됩니다

부모와 자녀가 닮은 모습에도 생명과학이 있습니다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이 엄마를 닮았네", "아빠랑 웃는 모습이 똑같아"라고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말 속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생명의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

  • 부모에게서 받은 DNA가 있고, 그 안에 여러 유전정보가 있습니다
  • 그 정보 중 일부가 세포에서 사용되면서 단백질이 만들어집니다
  • 수많은 단백질과 세포의 활동이 모여 우리의 몸을 이룹니다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보는 모습은 유전정보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유전과 환경이 함께 작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닮는 것도, 형제자매가 서로 다른 것도 모두 생명과학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것도 이런 유전정보 사용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예를 들어 「심장은 왜 쿵쾅거릴까?」에서 살펴본 심장근육세포도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에 맞게 분화된 세포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앞서 「피는 왜 빨간색일까?」에서 헤모글로빈 이야기를 했는데, "같은 혈액을 가지고 있는데 왜 어떤 사람은 A형이고 어떤 사람은 B형일까?"도 유전과 연결된 질문입니다. ABO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의 특정 항원과 관련된 유전적 특징으로, 부모에게서 받은 ABO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음 글 발행 후 이 문장에 링크 연결: 혈액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ABO 혈액형의 비밀)

**「생명은 왜 그럴까」**에서는 앞으로도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지나쳤던 현상을 하나씩 꺼내어, 그 안에 숨어 있는 생명의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DNA와 유전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생명과학 정보입니다. 특정 질환의 유전 여부나 유전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의료기관이나 유전 상담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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