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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ABO 혈액형의 비밀

by leenohouse 2026. 10. 1.

혈액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ABO 혈액형의 비밀
혈액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ABO 혈액형의 비밀

혈액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아이에게 혈액형을 알려주다 보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엄마가 A형이고 아빠가 B형이면 나는 무슨 혈액형이야?"

  • 혈액형은 왜 사람마다 다를까?
  • 엄마랑 아빠가 같은데 형제끼리 혈액형이 다를 수도 있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A형, B형, AB형, O형은 단순히 피의 색깔이나 모양이 달라서 붙은 이름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적혈구 표면에 어떤 항원이 있는지, 그리고 혈장에 어떤 항체가 있는지에 따라 혈액형이 나뉘고, 이 특징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ABO 유전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앞의 글에서 우리는 부모에게서 DNA와 유전정보를 물려받는다는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 부모와 자녀는 왜 닮을까? DNA와 유전의 비밀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혈액형도 DNA와 관련이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A형, B형, AB형, O형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생명과학의 관점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혈액형은 단순히 피의 종류를 말하는 걸까?

사람의 혈액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적혈구 표면에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표면 표지물질, 즉 **항원(antigen)**이 존재합니다.

ABO 혈액형에서는 대표적으로 A 항원과 B 항원을 기준으로 사람을 나눕니다.

  • 적혈구에 A 항원이 있으면 A형
  • B 항원이 있으면 B형
  • A와 B 항원이 모두 있으면 AB형
  • 둘 다 없으면 O형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혈액의 액체 부분인 **혈장(plasma)**에는 항체도 있습니다. 항체는 특정한 항원을 인식하는 면역 단백질입니다. 그래서 혈액형을 이해하려면 적혈구의 항원과 혈장의 항체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항원과 항체는 무엇일까?

항원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구별할 수 있는 표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적혈구 표면에 있는 A 항원과 B 항원도 이런 표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대로 항체는 특정한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단백질입니다.

예를 들어 A형 혈액은 적혈구 표면에 A 항원이 있고, 그 대신 혈장에는 B 항원을 인식하는 항-B 항체가 있습니다. B형은 반대로 B 항원과 항-A 항체를 가집니다. AB형은 A와 B 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인 ABO 기준으로 혈장에는 항-A와 항-B가 없습니다. O형은 적혈구에 A와 B 항원이 모두 없기 때문에, 혈장에는 항-A와 항-B 항체가 모두 있습니다.

ABO 혈액형 관계도
ABO 혈액형 관계도

A형, B형, AB형, O형을 한눈에 볼까요?

혈액형 적혈구 표면의 항원 혈장 속 대표 항체

A형 A 항원 항-B
B형 B 항원 항-A
AB형 A 항원 + B 항원 일반적으로 항-A, 항-B 없음
O형 A·B 항원 없음 항-A + 항-B

이 표를 기억하면 ABO 혈액형의 기본 원리를 거의 이해한 것입니다.

왜 혈액형이 네 종류로 나뉠까?

혈액형도 유전정보와 관련이 있습니다. ABO 혈액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유전자가 바로 **ABO 유전자(ABO gene)**입니다.

이 유전자에는 대표적으로 A, B, O라는 **대립유전자(allele)**가 있습니다. 사람은 부모에게서 하나의 대립유전자를 각각 물려받기 때문에, ABO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혈액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원리가 있습니다. A와 B는 서로 우열 관계가 아니라 함께 나타날 수 있고(공우성, codominant), O는 A와 B에 대해 **열성(recessive)**입니다.

유전자형에 따라 혈액형이 결정된다

  • A형: 유전자형 AA 또는 AO (A가 O보다 우세하게 표현되어 AO도 A형)
  • B형: 유전자형 BB 또는 BO
  • AB형: 유전자형 AB (A와 B가 함께 있어 둘 다 표현됨)
  • O형: 유전자형 OO (부모 양쪽에서 O 대립유전자를 하나씩 받아야 함)

왜 A와 B는 함께 나타날까?

이 부분이 AB형을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A와 B는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가리는 관계가 아닙니다. A 대립유전자와 B 대립유전자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두 대립유전자가 모두 표현되어, 적혈구 표면에 A 항원과 B 항원이 모두 나타납니다.

그래서 AB형은 A형과 B형의 중간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A와 B의 두 항원이 모두 존재하는 별도의 혈액형이라고 이해하는 게 정확합니다.

O형은 왜 A와 B 항원이 없을까?

ABO 유전자의 A와 B 대립유전자는 적혈구 표면의 특정 당 구조를 만들어내는 효소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A 대립유전자가 있으면 A 항원이 만들어지는 방향으로, B 대립유전자가 있으면 B 항원이 만들어지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대표적인 O 대립유전자는 A·B 항원을 만드는 효소의 기능이 나타나지 않아, A·B 항원이 형성되지 않는 형태가 됩니다. 혈액형을 단순히 "A 유전자가 있으면 A형"이라고 외우는 것보다, 다음과 같은 연결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합니다.

유전자 → 효소의 기능 → 적혈구 표면의 항원 → 혈액형

부모의 혈액형으로 아이의 혈액형을 알 수 있을까?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만, 부모의 혈액형만 봐서는 항상 자녀의 혈액형을 하나로 정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같은 A형이라도 유전자형이 AA일 수도, AO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형 부모와 O형 부모 사이에서:

  • A형 부모가 AA라면 → AA × OO → 자녀는 모두 AO → A형
  • A형 부모가 AO라면 → AO × OO → 자녀는 AO 또는 OO → A형 또는 O형

즉, A형과 O형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아이가 반드시 A형인 건 아닙니다.

A형 부모(AO)와 B형 부모(BO) 사이라면 더 다양합니다.

A + B → AB형
A + O → A형
O + B → B형
O + O → O형

같은 부모에게서도 자녀는 A형, B형, AB형, O형 모두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형제자매의 혈액형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아버지 유전자형 AO, 어머니 유전자형 BO를 예시로, 각 생식세포에서 A·B·O가 전달되는 경우와 자녀 조합(AB/A/B/O형)을 보여주는 유전 인포그래픽
아버지 유전자형 AO, 어머니 유전자형 BO를 예시로, 각 생식세포에서 A·B·O가 전달되는 경우와 자녀 조합(AB/A/B/O형)을 보여주는 유전 인포그래픽

혈액형도 DNA와 관련이 있을까?

DNA에는 유전정보가 들어 있고, 그 DNA 안의 ABO 유전자가 혈액형과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유전정보에 따라 적혈구 표면에 나타나는 A 또는 B 항원의 형성이 달라집니다.

DNA → ABO 유전자 → 항원 형성에 관여하는 효소 → 적혈구 표면의 항원 → ABO 혈액형

"DNA에 있는 정보가 실제 몸의 특징과 기능으로 연결된다"는 원리가 혈액형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DNA → ABO 유전자 → 항원 → 혈액형으로 흐름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DNA → ABO 유전자 → 항원 → 혈액형으로 흐름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왜 다른 사람의 피가 만나면 문제가 생길까?

이제 항원과 항체가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형 사람의 혈장에는 항-B 항체가 있는데, 여기에 B 항원이 있는 적혈구가 들어오면 항-B 항체가 그 적혈구를 외부의 것으로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역학적 반응은 적혈구가 서로 뭉치는 **응집(agglutination)**이나 적혈구가 파괴되는 **용혈(hemolysis)**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혈액형이 맞지 않는 혈액을 수혈하는 건 위험할 수 있고, 현대 수혈에서는 혈액형 검사와 항체 검사, 필요에 따라 교차시험 등을 통해 적합성을 확인합니다.

혈액형 검사는 어떻게 할까?

ABO 혈액형 검사에서는 적혈구에 A 항원이나 B 항원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혈액을 항-A 혈청, 항-B 혈청과 각각 반응시켜 응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A 항원에 반응하는 시약과 만나 적혈구가 뭉친다면 A 항원이 있다는 뜻이고, B 항원 시약에서 응집이 나타나면 B 항원이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혈장 속 항체를 확인하는 검사도 함께 사용하면 혈액형을 더 정확하게 판정할 수 있습니다.

A형인데 왜 A+와 A-가 있을까?

병원이나 헌혈 현장에서 자주 듣는 A+, A- 같은 표현은 ABO 혈액형과 Rh 혈액형이 함께 표시된 것입니다. ABO가 A·B·AB·O 중 무엇인지를 나타낸다면, +와 -는 주로 RhD 항원의 유무를 나타냅니다. 적혈구에 RhD 항원이 있으면 Rh 양성(Rh+), 없으면 Rh 음성(Rh-)입니다.

그래서 실제 혈액형은 A+, A-, B+, B-, AB+, AB-, O+, O-처럼 표시됩니다. ABO 혈액형과 Rh 혈액형은 서로 다른 혈액형 체계입니다.

ABO와 Rh만 알면 모든 혈액형을 다 아는 걸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적혈구에는 A, B, RhD 외에도 여러 종류의 항원이 있습니다. ABO 혈액형에서는 A, B, AB, O 네 가지로 나뉘며, 여기에 Rh를 비롯한 여러 혈액형 체계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실제 수혈에서는 단순히 "ABO 혈액형만 같으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환자의 혈액형을 확인하고 필요한 항체 검사를 시행한 뒤 적합한 혈액을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O형은 정말 모든 사람에게 피를 줄 수 있을까?

"O형은 만능 혈액형"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조금 더 정확하게 고쳐야 합니다.

O형 적혈구는 ABO 항원이 없기 때문에 ABO 기준에서 다른 혈액형에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실제 수혈에서는 RhD와 다른 항원, 항체검사와 교차시험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특히 응급상황에서 O Rh 음성 적혈구가 보편적 적혈구 공여 혈액으로 쓰일 수 있지만, 실제 수혈 결정은 의료진과 혈액은행의 검사 및 상황 판단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반대로 AB형은 A와 B 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어 ABO 체계에서 적혈구를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이것 역시 실제 수혈에서는 Rh와 기타 항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혈액형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질까?

ABO 혈액형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ABO 대립유전자의 조합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래서 성장한다고 A형이 갑자기 B형으로 바뀌는 식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의료적으로는 특정 질환이나 매우 드문 상황에서 혈액형 항원의 표현이 달라져 검사 결과에 혼란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적인 혈액형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특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혈액형이 다른 것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A형, B형, AB형, O형은 서로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적혈구 표면에 가지고 있는 항원의 종류와 유전적 차이에 따라 구분되는 혈액형입니다. A형이라고 B형보다 좋거나 나쁜 것도 아니고, O형이라고 특별히 더 건강하거나 강한 것도 아닙니다. 각 혈액형은 생물학적으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수혈할 때 그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한눈에 정리

구분 핵심 내용
혈액형이란? 혈액 속 여러 항원의 유무와 조합에 따라 구분되는 체계
ABO 혈액형 A형, B형, AB형, O형으로 구분
A형 / B형 A 항원+항-B / B 항원+항-A
AB형 / O형 A·B 항원+항체 없음 / 항원 없음+항-A·항-B
관련 유전자 ABO 유전자 (대립유전자 A, B, O)
A·B의 관계 공우성 / O는 A·B에 대해 열성
유전자형 A형(AA·AO), B형(BB·BO), AB형(AB), O형(OO)
Rh+ / Rh- RhD 항원의 유무에 따른 구분
왜 중요할까 특히 수혈에서 항원-항체 반응을 피하기 위해 중요

결국 혈액형은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는 왜 A형일까?"

혈액형은 피의 색이나 양 때문에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ABO 유전자의 대립유전자 조합이 있고, 그 유전정보에 따라 적혈구 표면에 A 항원이나 B 항원이 나타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그 결과 A형, B형, AB형, O형이라는 ABO 혈액형이 만들어지고, 우리 몸의 혈장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ABO 항원에 반응하는 항체가 존재합니다.

DNA → 유전자 → 단백질(효소)의 기능 → 적혈구 표면의 항원 → 면역반응

앞에서 살펴본 DNA와 유전이 책 속에만 존재하는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혈액형'이라는 익숙한 정보에도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피를 섞으면 실제로 우리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왜 같은 혈액형의 피를 사용하는 게 중요한지, 항원과 항체가 만나면 적혈구가 왜 뭉치거나 파괴될 수 있는지, 그리고 흔히 듣는 "O형은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는 말이 실제로 어느 범위에서 맞는 이야기인지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글 발행 후 이 문장에 링크 연결: 혈액형이 같으면 수혈해도 괜찮을까? 혈액형과 수혈의 원리)

혈액 한 방울에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생명은 왜 그럴까」**에서는 앞으로도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지나쳤던 현상을 하나씩 꺼내어, 그 안에 숨어 있는 생명의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ABO 혈액형과 유전의 일반적인 생명과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입니다. 수혈이나 혈액형 검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의료적 판단은 의료기관이나 혈액은행의 안내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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